사법연수생 1천명 시대 첫 수료생인 33기 연수생들은 연수원을 나서면서 '취업한파'를 체감하며 국가기관과 사회단체 등 다양한 비법조 직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수료생 966명 중 213명(22%)은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채 연수원을 나서게된다. 지난해 취업대상 628명 중 169명(21.4%)이 미취업자로 수료식을 치렀던 것과 비교하면 인원도 44명이나 늘었지만 비율도 다소 상승, '1천명 시대 취업난' 우려가현실화하고 있다. 전원 임용이 예상되는 법관 지원자 115명과 검사 임관권에 들어간 80여명에게는'가슴 부푼' 수료식이지만 취업이 확정되지 않은 수료생에게는 '수료'란 또다른 경쟁의 시작일 뿐이다. 9명을 모집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과 5명을 모집하는 금융감독원에 각각 100명씩이 지원, 10대 1∼2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이 그 증거. 변호사로 활동하려는 수료생 중 법무법인 취업이 확정된 124명과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한 77명 외에 단독개업하는 143명도 '업계'에서의 힘겨운 경쟁이 가로 놓여있다. 지난해 말 대거 적발된 변호사 수임비리, 집사 변호사 등도 이 같은 업계 상황과 이어져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 같은 '초과공급' 때문에 '연수생 과외'가 등장하고 연수생들이 자체적으로 '변호사를 준비하는 모임' 등을 통해 전문성 있는 진로를 모색하는 등 새로운 모습들도 나타나고 있다. 연수원측은 지난해 말부터 홈페이지와 공문을 통해 정부부처와 각종 사회단체에구인신청을 받는 등 적극적인 취업지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올해 수료생들은 재경부(1명), 국회사무처(2명), 경찰청(8명), 조달청(2명) 등 각종 국가기관은 물론, 민주노총(3명), 금속노련(3명) 등 다양한 사회단체로 진출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가게 포함)에서도 4명이 일하게 되며, 조계종 총무원에도 2명이진출하게 돼 눈길을 끈다. 사법연수원 고원석 기획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있어 연수생들도 송무(訟務)만 고집하지 않고 마인드를 바꿔 다양한 사회단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시민단체 등에서 활약하는 변호사들처럼 법조인들이 사회 비법조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