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자금에 환차익을 겨냥한 헤지펀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들어 이날까지 2조6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헤지펀드 자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연기금 뮤추얼펀드와 같은 정통 주식투자펀드뿐만 아니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화를 투자 기회로 활용해 과감하게 베팅하는 글로벌 매크로(global macro) 헤지펀드의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는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는 투기성 강한 자금을 말한다. 헤지펀드의 대부격인 미국의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펀드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한국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주된 배경은 지난해 9월 이후 원ㆍ달러 환율의 비정상적인 흐름이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작년 9월 이후 달러 약세 기조와 더불어 유로화와 엔화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고공비행을 지속 중이다. 이는 수출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방어 탓이다. 최영권 제일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정부의 시장개입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으며 이 경우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헤지펀드들이 이런 흐름을 읽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주식을 산 외국인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환차익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원화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되면 외국인 매수세는 주춤해질 것이며 단기 차익매물이 나오는 등 시장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