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수출에 370원은 외국몫 ‥ 외화가득률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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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상품의 소재ㆍ부품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출에 따른 외화가득률이 2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는 수출은 크게 늘고 있지만 그 과실이 상당부분 원·부자재 수입국 몫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여서 소재ㆍ부품 국산화 등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한국은행이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외화가득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0년 기준 한국 수출의 외화가득률은 63.3%에 머물렀다.
상품 1천원어치를 수출할 때 6백33원만 국내 성장에 기여한 반면 나머지 3백67원은 수입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외화가득률이란 상품수출액에서 관련 원ㆍ부자재 수입금액을 뺀 외화가득액을 상품수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국내 외화가득률은 80년 63.1%, 85년 64.7%, 90년 69.2%, 95년 69.8% 등으로 높아지다 2000년에는 63%대로 급락했다.
주요 선진국의 외화가득률은 △미국 94.7% △프랑스 87.5% △영국 84.3%(이상 90년) △일본 90.5%(95년) 등으로 조사됐다.
산업별 외화가득률은 주력 수출업종인 전기ㆍ전자가 95년 65.3%에서 2000년 54.1%로 11.2%포인트나 급락, 부품 국산화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전기ㆍ전자 품목 가운데 반도체(49.7%), 통신ㆍ방송기기(51.5%)는 평균치에 크게 못미쳤다.
정갑영 연세대 교수는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은 수출이 늘수록 수입을 유발하는 구조"라며 "한국은 'IT 강국'이 아니라 'IT 과소비 강국'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1차금속(95년 60.9%→2000년 58%) △비금속광물(81.9%→78%) △화학제품(66.2%→62%) △정밀기기(77.4%→66.1%) △수송장비(72.1%→69.3%) △일반기계(71.9%→70.4%) 등도 외화가득률이 5년 전보다 후퇴했다.
반면 섬유ㆍ가죽제품은 68.4%(95년 67.3%)로 높아졌다.
외화가득률은 원료를 대부분 수입하거나 부품 국산화율이 낮을수록 떨어지게 돼, 석유ㆍ석탄제품이 38.4%로 가장 낮았다.
농림수산품(89.2%) 광산품(89.9%)은 90%에 육박했다.
한은은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부품 자급률이 떨어지면 그만큼 경제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고 고용효과도 떨어지는 만큼 성장잠재력을 키우려면 기초 소재ㆍ부품 국산화에 국가적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