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0일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SK해운에서 무단 인출한 7천억원대 자금으로 선물투자를 하면서 최태원SK회장의 개인 차명계좌도 동원한 정황을 포착,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에따라 검찰은 내주중 최태원 회장을 소환, 손 회장으로부터 선물투자 등을통한 SK해운 자금의 유용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 지와 가담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 뒤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서 "선물투자의 손실률이 100%에 가깝다"는 손 회장측 주장과 달리 실제 손실률이 40% 정도인 단서를 잡고 차액인 4천억원대 자금이불법 정치자금이나 비정상적 회사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9일밤 손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조세포탈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서울지법 강형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높은 처단형이 예상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손 회장에 대한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98년 4월부터 2002년 8월 사이 SK해운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7천884억원을 인출, 주가지수 선물투자에 사용하고, 지난 98년 계열사 관계인 ㈜아상에 SK해운 자금 2천492억원을 부당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다. 손 회장은 99년과 2002년에 SK해운의 법인세 382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손 회장이 선물투자에 사용한 계좌 11개 중에는 최태원 회장의 개인 차명계좌 3개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SK측은 최 회장의 차명계좌 3개가 SK해운의 자금과 무관한 순수 개인계좌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최 회장의 공금 유용 혐의를 감추기 위한 허위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