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중심에는 현장을 발로 뛰며 수출을 독려한 3총사가 있었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오영교 KOTRA 사장,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 3명은 평소 '국부는 바로 수출에서 나온다'는 지론을 공유하고 있는 데다 공ㆍ사적으로도 두터운 친분관계를 맺고 있어 올해 수출 2천억달러 시대를 열 '드림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산업 주무 부처의 수장으로서 올해 수출전선에 나서는 이희범 산자부 장관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옛 상공부에서 수출과장을 역임했던 만큼 최근의 경기 부진 속에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수출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눈 앞에 보이는 단순한 숫자 통계보다는 성장잠재력과 신규 시장 개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출의 질적 경쟁력을 중요시한다. 2005년까지 5백개의 세계일류 상품을 육성하고 고부가가치 플랜트 수출 확대를 통한 수출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이 장관은 각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에 대해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하고 부당한 수입 규제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 적극 대응할 것도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KOTRA 오영교 사장은 과거 상공부 시절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한 실무 주역. 수출 2천억달러 시대를 활짝 열어줄 적임자로 오 사장을 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3년간 KOTRA를 생산적인 수출 첨병 조직으로 개혁한 것에 대해 무역업계에서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우리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해외 시장은 항상 열려 있고 수요는 상존하며, 이를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우리의 대처능력에 달려 있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수출 2천억달러 시대를 향해 신발끈을 고쳐 매는 그에게 갑신년 한 해는 분명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지난 한 해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만큼 명암이 극명하게 교차한 인물도 드물다. 화물연대 등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1년 내 물류대란의 위기 수습에 매달렸으며, 한ㆍ칠레 FTA는 성과없이 한 해를 넘기고 말았다. FTA 체결의 당위성을 역설하려고 경제 5단체를 대표해 각 당의 대표와 국회의장을 방문하는 등의 노력도 무위로 돌아갔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같은 땀과 눈물은 사상 최대 수출실적으로 확실히 보답받은 한 해였다. 김 회장은 "올해는 한ㆍ칠레 FTA는 물론 한ㆍ일, 한ㆍ싱가포르 FTA 협상 과정에서 국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들 수출 3인방의 활약에 거는 무역업계의 기대가 크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