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역사를 안겨준 우리 할아버지들이 어떤생각을 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것을 그 분들의 글을 읽어가면서 있는 그대로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올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는 5일 밤 11시에 방송된 MBC 도올특강 1회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그 동안의 우리 역사는 이완용, 권중현 등이 포함된 조선사편수회의 편수관들과 일본 사람들이 일제 식민지 사관이란 의도를 갖고 써온 것"이라고비판하고 향후 강의구상을 공개했다. 일제 식민지 사관의 공통 대전제는 첫째가 민족은 분열하고 싸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밝힌 도올은 "우리 역사는 분열의 역사가 아니라 통합의 역사이며 당파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당파를 견제하기 위한 탕평책 이후에 세도 정치가 기승을 부렸다"고 덧붙였다. 식민사관의 두번째 전제는 한민족은 항상 사대하는 민족, 큰나라에 의존하는 민족이라고 설명한 그는 "큰 나라에 기대야만 살 수 있는 민족이니까 일본에 기대는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도출하고자 하는 목적이 숨어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36년동안 일제의 지배를 받았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이 사관이 지금까지도 우리 머릿속에 남아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개탄했다. 이어 "실학은 `동학운동'과 같은 실학운동이 아니라 20세기 최남선, 문일평과같은 후대 역사학자들이 당대의 관점에서 만들어 낸 조어"라면서 "조선 후기에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학풍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최제우의 동학사상처럼 실학의기치를 내걸고 실천을 벌인 사상사적 흐름이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오류"라고 말했다. "이는 '근대'의 규정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라는 그는 "근대와 전근대라는 서구적 도식에 한국사를 짜맞춰 근대 자본주의의 맹아로 '실학'을 부각시키려는 시도자체가 이미 봉건제 사회라기보다는 특수한 군주제 양반 귀족사회였던 조선의 시대적 상황과는 맞지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근대에서 세계를 제패한 서구의 우월의식을 바탕에 깐 고대, 중세,근대라는 시대구분을 어떻게든 우리에게도 맞춰 넣어야 하는 콤플렉스의 발로"이며이로 인해 실학이나 자본주의 맹아론, 보부상, 개성상인 등 여러가지 억지 해석이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이 봉건 사회였다면 `춘향전'은 나올 수가 없다면서 정치, 군사, 경제가 독립된 봉건제 사회였다면 이미 변사또가 이도령을 칼로 베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날 강연에서 "현재 우리 한국의 민주주의가 영국의 것과 비교해전혀 손색이 없다"면서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들 하지만 우리 나라는 현재 새로운역사를 구현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며 `왕정에서 민주라는 근원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사실(Fact)과 역사적 사건을 구분하는 예를 `오줌을 눈다'는 것으로 들고`일본X', 새X, 불X 등 거침없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여전히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이날 강연이 끝난 뒤 `일본X'라고 말할 때 제작진이 `삐'하는 효과음을 넣어 거슬렸고, 카메라 앵글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도올특강' 첫날 시청률은 전국평균 9.7%(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하면서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