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유령주식을 발행한 모디아에 이어 위자드소프트와 디이시스 등 일부 기업들에 대주주 자금횡령설이 나돌며 살아나는 듯했던 코스닥시장에 한파가 밀어닥치고 있다. 5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위자드소프트와 디이시스는 이날 대규모 회사자금 횡령설과 자금악화설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앞서 신한SIT는 최근 최대주주 등에 대한 담보제공 사실을 늑장공시,퇴출위기에 처했다. ◆예고된 모럴해저드 위자드소프트와 디이시스는 최근 위험징후가 감지됐다. 위자드소프트의 경우 최근 한달간 대표이사가 세번이나 바뀌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전 대표였던 임모씨는 위자드소프트 최대주주로서 기존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타법인 지분 등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했다. 디이시스 역시 작년 11월 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했다가 철회하고 다시 오는 12,13일 이틀간 5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결의한 상태다. 대표이사도 자주 바뀌었다. 지난 11월 이창근씨의 사임으로 장춘식씨가 대표가 됐으나 한달만에 다시 정명선씨로 바뀌었다. ◆불성실공시로 퇴출위기 신한SIT의 경우 지난 2002년 11월 임원인 전모씨가 금융회사에서 10억원을 대출받을 때 회사 예금 10억원과 견질어음 10억원을 담보로 제공했으나 이 금액이 주채무와 상계처리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이에앞서 이미 두차례 공시를 위반,이번에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자동 퇴출된다. ◆코스닥시장 불안요인 최근 코스닥기업들의 모럴해저드가 발생하는 것은 시장 침체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이 '머니게임'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코스닥기업의 도덕성이 의심받을 경우 코스닥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회사의 경영권과 금전관계를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나 사장이 자주 바뀌는 기업은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며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경영보다는 잘 포장해서 되팔기 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