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가 시속 3백km로 달릴 수 있는 건 2만5천V의 전기를 변환장치를 통해 전력으로 바꿔 전동기(바퀴를 돌리는 장치)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기술 덕분이다. 전동기의 힘은 1만3천5백60㎾로 약 1만8천2백마력이다. 이처럼 빨리 달리는데도 진동이 거의 없어 마치 비행기를 탄 기분이다. 왜 그럴까. 그 비밀은 레일과 선로에 있다. ◆특수공법으로 시공된 레일=고속철도 선로는 시속 3백50km까지 달리는 차량의 무게를 안전하게 떠받칠 수 있도록 전구간에 특수공법으로 시공된 PC(Pre-stress Concrete) 침목이 사용됐다. 레일은 특수 용접으로 만든 3백m짜리 장대레일을 다시 모두 용접해 전구간이 하나의 레일로 만들어져 있다. 이에 따라 3백km의 속도에도 덜컹거림 없이 쾌적한 운행이 가능하다. 또 선로의 최소 곡선반경은 7천m로 전구간이 직선에 가깝도록 설계돼 있다. 일반 철로는 25m짜리 레일이 연결된 방식이다. 연결 부위가 떨어져 있어 열차가 달리면 덜컹거리는 소리를 낸다. 최소 곡선반경도 4백m에 불과하다. ◆관절형 대차=경부고속열차는 객차를 연결하는 주행장치로 움직임이 자유로운 관절형 대차를 사용하고 있다. 마치 사람의 관절처럼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원리로 제작돼 가볍고 소음이 적으며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시켜 준다. 객차의 연결은 객차를 견고하게 붙잡아 주는 연결링을 사용해 차량이 탈선해도 분리되거나 넘어지지 않는다. 바퀴도 몸체가 하나인 일체형 구조로 시속 3백km로 주행 중 웬만한 충격에는 파손되지 않아 안전운행이 가능하다. 독일 ICE의 경우 지난 98년 분리형 바퀴의 파손으로 탈선사고가 발생한 후 일체형으로 교체해 운행하고 있다. ◆3중 제동시스템=프랑스 TGV의 2중 제동장치보다 안전성이 높은 3중 제동시스템을 갖췄다. 마찰제동 저항제동 회생제동의 3중 제동시스템을 컴퓨터로 제어해 열차 제동과 에너지 절감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벌집 모양으로 된 충격흡수장치인 '허니컴'은 충돌시 승객을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운전 이상시 자동경보시스템이 작동하며 기관사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열차가 자동으로 멈추게 된다. ◆서울∼부산구간 터널만 84개=4월 개통시 서울∼부산(4백9.8km)간 선로는 신설이 2백22.1km,기존 경부선 활용이 1백87.7km다. 터널은 78개(신선 49,연결선 3,기존선 26)로 총길이 87.9km.2010년 완전 개통시에는 터널이 6개 더 늘어나 5km 이상 터널이 모두 9개(1백5.7km)가 된다.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을 관통하는 황학터널(9.9km)이 가장 길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