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제정한 '다산금융상'은 금융계의 한 해를 결산하며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린 금융인과 금융회사를 선정하는 상이다. 내년 1월6일 시상식을 갖는 제13회 다산금융상에는 이덕훈 우리은행장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업종별 부문상인 금상에는 대구은행(행장 김극년), 코리안리재보험(사장 박종원), 미래에셋자산운용(사장 구재상), 한국캐피탈(사장 유인완)이 각각 뽑혔다. "이들은 앞을 내다보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남보다 한발 앞선 변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적응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다산금융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진근 연세대 교수)의 평가다. 다산금융상을 수상한 유인완 한국캐피탈 사장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의 비전을 조명해 본다. ----------------------------------------------------------------- "몸집 불리기식 외형 위주 경영이 아니라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기불황으로 금융업계가 유래 없는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에도 반기결산 결과 1백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할부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유인완 사장의 말이다. 옛 중부리스를 모태로 한 한국캐피탈은 외환위기 이후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꼽힌다. 2001년 군인공제회를 대주주로 영입하면서 안정적인 자금조달원을 확보, 적극적인 시장개척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군인공제회의 자금운용을 책임지면서 군인 및 군무원의 복지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었던 군인공제회가 한국캐피탈의 대주주가 되면서 영입한 전문경영인이 바로 금융기관에서 3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유 사장이었다. 한일은행 비서실장과 서울증권 전무이사, 한일투신 대표이사 등 금융기관을 두루 거친 점을 높이 산 것. 유 사장은 2001년 취임 직후부터 수백명의 오케스트라를 일사불란하게 통솔하는 지휘자처럼 사명 변경과 젊은피 수혈 등으로 과감하게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기 시작했다. 직원들도 유 사장의 지시에 따라 각오를 새롭게 다진 결과 2000년 67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지난해 2백34억원의 순이익으로 회사 위상이 1백80도 변했다. 올해도 반기결산에서 1백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이어갔다. 9월 말 현재 조정자기자본비율도 37.21%로 금융감독원 지도비율인 7%를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의 금융기관 위기와 관련,유 사장은 "금융기관은 남의 재산을 대신 맡아 관리해 주는 곳인 만큼 한번 믿음을 잃고 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며 "남의 재산을 내 재산처럼 성실하게 관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금융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년 주주들에게 10% 이상 배당해 주는게 목표"라며 "기존의 리스영업을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각종 금융노하우를 활용한 적정수준의 벤처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CRC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