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가.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조류 배설물 등을 통해 사람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오원섭 교수는 "지난 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조류 독감 발병원인인 H5N1 바이러스에 18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했다"며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 독감 바이러스도 같은 종류"라고 25일 밝혔다. 오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 속에 있는 바이러스가 손이나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양계장에서 근무하거나 방역하는 사람들은 감염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차적으로 고열 근육통 콧물 후두염의 증상을 보이다가 2차적으로 폐렴 등 합병증을 일으킨다"며 "인구밀집 지역에서는 공기를 통해 확산될 수 있으며 변종의 경우 급속히 사람에게 전염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제조할 수는 있으나 충분한 양을 생산하는 데는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이므로 조류 독감의 확산을 막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도 "닭 오리 등을 끓여 먹으면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지만 조류 배설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