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설가 김용(金庸)의 대하무협소설 '사조영웅전'(김영사,전8권)이 정식 계약본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김용의 작품은 그동안 국내에 수차례 소개되었지만 해적판이었고 정식 계약을 맺고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59년작인 '사조영웅전'은 '신조협려''의천도룡기'와 더불어 '사조 삼부곡'으로 불리는 무협소설로 김용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대표작이다. 지금까지 대만에서 1천만부,중국에서 1억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 일부 내용을 편집,'영웅문'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적이 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송(宋)과 금(金),몽골이 서로 대치하던 때.작가는 이 역사적 격변기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결부시키며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자가 진정한 대협'이라는 주제를 펼쳐보인다. 금나라 조왕에게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곽정과 그를 흠모하는 황용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강호의 고수들과 역사적 사실이 긴밀하게 얽히면서 진행된다. 칭기즈칸,왕중양,구처기,악비장군 등 역사적 실존인물과 건곤오절로 불리는 동사 황약사,서독 구양봉,남제 단지홍 등 허구의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이끌어 나간다. 여타 무협소설과는 달리 주인공 곽정이 어딘가 모자라는 듯한 인물로 그려진 점이 특징.그는 굳건한 의지력과 정의로움으로 아둔함을 극복해 나간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