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에 있는 혁명적 우익세력을 경계하라!"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부시 대통령의 신보수주의 정책을 비판한 '대폭로'(송철복 옮김,세종연구원,2만원)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 책은 크루그먼 교수가 지난 2000년부터 올 1월까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모은 칼럼집. 그는 '거짓말쟁이'부시가 당선된 이후 더 기승을 부리는 정경 유착은 엔론사태,딕 체니와 핼리버튼사,칼라일그룹과 부시의 고리를 타고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폭로한다. 그는 9·11 테러가 이미 예견된 재난이었다며 진짜 위험한 것은 '악의 축'이라고 이름붙인 외부 테러집단이 아니라 미국 내 '지도력의 실패'라고 꼬집는다. 성조기 뒤에서 미국인의 애국심을 악용해 자신들의 잇속만 차리려 하고 전세계 인구의 5%밖에 안되는 미국인들의 지도자이면서 세계를 통치하려는 신보수주의자들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현 집권세력의 배후에 정경 유착과 비리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시 집권 이후 미국의 환경보호정책이 거꾸로 가고 조세정책이 부유한 개인과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는 이유,공공의 이익보다 사적인 이익이 우선시되는 것도 신보수주의자의 그늘을 만들고 있는 부시의 탓이라는 것이다. 미국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졌던 이유도 "부시 정권의 경제정책이 장기적 책임감도,단기적 융통성도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당장 경제를 자극할 만한 방안 없이 오직 부자들을 위한 장기적 세율 인하만 내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