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과 효성의 대주주들이 보유한 신주인수권 전량이 무상 소각된다. 17일 현대산업개발은 대주주인 정몽규 회장이 보유중인 신주인수권 전량(8천5백만달러 규모)을 무상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월에도 5천만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소각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한 대주주의 BW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함으로써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그동안 현대산업개발이 회사 지배권 유지수단으로 BW를 발행했다며 대주주가 보유한 BW를 완전 소각할 것을 주장해왔다. 이번 신주인수권 소각으로 정 회장은 13.05%에 해당하는 지분을 포기하게 됐다. 따라서 현재 보유지분은 17.02%로 단일 최대주주 자리가 외국계 대주주와 비슷한 상황이 됐다. 현대산업개발에는 캐피털그룹이 2개의 자회사 펀드를 통해 11.04% 6.11%씩 지분을 나눠갖고 있으며 템플턴자산운용도 16.2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신주인수권 소각과 무관하게 KCC 보유 지분(4.7%) 등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경영권 방어는 문제의 소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도 이날 대주주인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소유의 신주인수권을 전량 무상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소각하는 신주인수권은 행사시 5백47만여주(7백63억원 규모) 상당으로 지분율로는 9.1%를 포기한 셈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