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 조작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쥐의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 팀은 두 개의 특정 유전자가 주입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파킨슨병 모델 쥐에 이식,정상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동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분야 국제저널인 '뉴로사이언스 레터(Neuroscience Letter)' 19일자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생성에 관여하는 두개의 유전자를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넣어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이를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 이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배아줄기세포가 이식된 쥐는 면역 거부반응 없이 도파민성 세포가 생성됐으며 운동성 테스트에서도 정상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그동안 체외에서 분화한 뒤 정상 쥐의 뇌에 이식된 줄기세포가 생존 능력을 갖춘 사실이 외국 연구팀에 의해 보고된 적은 있으나 사람 배아줄기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시켜 병에 걸린 쥐를 치료한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 적용되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에 획기적 전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미국 에모리대학과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