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민영화되는 우리금융지주회사를 국내 자본으로 인수하기 위해 2조∼3조원 규모의 '토종자본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주요 국내 금융회사 경영권이 잇따라 외국자본에 넘어간데 따른 부작용이 더이상 되풀이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는게 이 전 장관측의 '출사표'다. 이 전 장관측 관계자는 "최근 론스타펀드에 인수된 외환은행이 50억원 이상의 기업대출을 모조리 재점검한 것으로 안다"며 "대출 축소를 위한 전단계 조치로 생각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태에서 최고의 기업금융 능력을 자랑하는 우리은행마저 외국계로 넘어간다면 국내 기업금융은 고사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퍼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사모주식투자펀드를 활성화해 외국계 자본에 견줄 수 있는 국내 자본을 육성한다는 원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금여력이 있는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은 지난 3일 한 토론회에서 "은행 등 금융회사의 정부 지분을 민영화할 때 가격뿐만 아니라 금융정책의 실효성 등을 감안한 최적의 민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간의 차단벽에 대해 신축적인 운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외국계 자본의 은행 진출에 대한 자격심사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11일 "국내 금융산업의 외국 자본 비중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공정경쟁 저해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