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 은행 주식을 조기매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10월 하나은행 주식 2.5%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사들인 유럽계 투자회사가 하나은행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조만간 5% 이상 주요 주주로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내년 초 열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당초 내년 6,9,12월로 예정돼 있는 예보측 지분 인수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최근 하나은행 주가가 예보지분의 최저 매입가격인 1만8천8백30원보다 높은 2만2천원대에서 형성되고 있어 주식 매입에 따르는 부담이 없는 상태"라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충분히 높인 다음 조기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하나은행은 옛 서울은행과의 합병계약에 따라 예보측 지분 9.3%를 올 6,9,12월에 분할매입할 예정이었으나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지난 5월 공자위에 요청해 주식매입시기를 1년간 연장받은 바 있다. 계약서상 주식 매입가격은 무조건 주당 1만8천8백30원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이보다 낮으면 하나은행은 손실을 입게 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하나은행이 갖고 있던 자사주 5백만주를 지난 10월 시간외거래로 매입했던 유럽계 투자자는 한 차례 더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투자자가 하나은행의 적정주가를 3만8천원 이상으로 보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5백만주 매입 후에도 하나은행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떨어졌을 때 수십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투자자의 실체는 아직 밝힐 수 없으나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회사에 대한 가치투자로 유명한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