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종합기계의 매각 주간사인 CSFB가 구체적인 매각방식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종합기계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우종합기계의 '주인 찾기'과정 및 결과는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다른 옛 대우 계열사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인수 희망 기업만 10여개 LG투자증권이 추정한 대우종합기계의 올 예상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2천7백61억원과 2천3백71억원.이는 지난해보다 21.1%와 50.6% 늘어난 것이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우종합기계 인수를 희망한 업체는 7일 현재 10여개사에 달한다. JP모건파트너스를 비롯 칼라일그룹의 ULDP,미국의 테렉스,팬택앤큐리텔 등은 특히 대우종합기계의 건설중장비 사업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로템,통일중공업을 인수했던 삼영,두산중공업,현대중공업 등은 방위산업 부문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가격 올 초 2천8백20원에 머물던 대우종합기계 주가는 지난 2일 한때 1만원을 돌파할 정도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인수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당초 회사의 장기 성장보다는 인수 후 되파는 방법 등으로 차익을 겨냥한 칼라일그룹이나 JP모건파트너스는 가격 부담으로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꺼리고 있다. 대우종합기계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6천억원에 이른다.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의 지분(35.94%)을 시장가로 인수하는 데만도 5천7백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추가되면 7천억∼8천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한 업체 임원은 "그동안 주가가 급등해 경영권 인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종업원지주회사'가능성도 증권업계에선 대우종합기계의 인수 후보는 국내 기업으로 압축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KTB네트워크 등 다수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계획 중인 팬택앤큐리텔과 현대차그룹의 로템,현대중공업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급등한 주가를 감당할 자금여력이나 관련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계속 오르면 우리사주조합이 지분 상당부분을 갖는 '종업원지주회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1월 노무현 대통령이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시장적 접근방법이 아니라 국민 정책적 방법으로 매각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며 "우리사주제도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종합기계도 이 같은 정책이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시 말해 자산관리공사 등의 지분을 회사가 매입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형식으로 주거나 우리사주조합이 이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자산관리공사 지분을 근거로 DR를 발행하는 것도 거론되고 있다. 기업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주인 없는 회사가 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관련 산업의 발전이나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