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비공식 대표들이 제시한 `제네바 구상'이 중동평화 `로드맵'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나 미국은 `로드맵'이 중동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유일하고 적절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5일 `제네바 구상'의 입안자인 이스라엘의 요시 베일린 전(前)법무장관과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베드 랍보 전(前)공보장관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중동평화 달성을 위해서는 여전히 `로드맵'이 가장 우선적인 방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장관은 중동평화의 해결책이 `로드맵'이라는 점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자신은 다른 구상에 대해서도 문호를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맵'은 2005년까지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목표로 이스라엘의 정착촌 철수,팔레스타인의 폭력테러 중단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다. `제네바 구상'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요르단강서안의 대부분 지역을 팔레스타인에게 넘겨주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서로 공유하도록 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로드맵'에서 다루지 않고 있는민감한 이슈들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파월 장관이 이날 `제네바 구상' 입안자들과면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유엔 등 4자가 후원하는중동평화 `로드맵'의 원칙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럴리 대변인은 이와 함께 파월 장관과 `제네바 구상' 입안자들간의 추가 면담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네바 구상' 입안자인 베일린 전 장관과 랍보 전 장관은 파월 장관과의 면담이 매우 고무적이었으며 논의의 출발점으로는 매우 훌륭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위해 뉴욕으로 향했다. `제네바 구상'에 반대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는 파월 장관이 이 구상의 입안자들과 면담을 가진 것이 `실수'라고 비난하고 이번 면담이 `로드맵'의 초점을 흐리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역시 `제네바 구상'이 난민 귀환을 사실상 불허한다는 점을 들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집트의 후원 아래 팔레스타인 13개 분파가 참가한 가운데 4일부터 카이로에서 열리고 있는 중동평화 노력의 재개를 위한 대(對)이스라엘 휴전협상에서 일부 과격단체들이 휴전안에 반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 참석자는 하마스와 이슬람지하드, 팔레스타인해방전선(PFLP) 등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1년간 중단하자는 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마스쿠스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민주전선은 이스라엘이 몇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국제사회가 감시하는 휴전안을 받아들 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이슬람지하드는 6일 성명을 내고 최근 이스라엘이 요르단강서안의 라말라와 예닌 등에서 군사작전을 전개하고 있는데 대해 보복을 다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 겸 통상장관은 5일 이스라엘 일간지예디오트 아흐로노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를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이스라엘 내각의 2인자인 올메르트 부총리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대부분에서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수용하는 것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러한 구상을 놓고 아리엘 샤론 총리와 협의한 바는 없으나 샤론 총리 역시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카이로.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