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정교회의 수장인 크리스토둘로스 대주교는 4일 터키인들은 '야만인들'이라며 이슬람 교도가 압도적 다수인 이 나라는 "우리와 동거할수 없으므로" 유럽연합(EU)에 가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종전에도 터키의 EU가입 노력을 반대해온 크리스토둘로스는 그리스정부의 터키가입 지지를 오토만제국의 제2차 유럽침공과 같은 맥락으로 보아왔다. 극보수파로 알려진 그는 이날 아테네의 한 교회에서 강론 중 1821-1828년 그리스의 독립투쟁 당시 터키의 오토만인들의 손에 살해된 국민적 영웅 아사나시오스 디아코스에 언급, "그들은 그를 말뚝에 꿰찔러 죽였다.그런 자들이 오늘날 EU에 가입하려 하다니... 그런 야만인들은 우리와 같이 살 수 없으므로 기독교인들의 권속이될 수 없다"고 말했다. 터키의 EU가입을 강력히 지지해온 그리스의 사회주의 정부는 즉각 크리스토둘로스의 발언으로부터 거리를 두려 했다. 정부 대변인인 크리스토스 프로토파파스는 언론 브리핑에서 크리스토둘로스의발언에 논평을 요구받고 "터키의 유럽행은 우리의 국익은 물론 지역 안보와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논평가들은 크리스토둘로스의 발언을 세계정교회의 명목상 수장인 이스탄불 소재 정교회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와의 권력투쟁에서 인기를 얻어보려는 기도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바르톨로메오스는 터키의 EU가입 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EU 지도자들은 내년 12월 터키와 가입협상을 시작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리스정부는 에게해와 키프로스에서의 국경분쟁을 둘러싼 양국간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터키의 EU가입을 지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토둘로스는 "그같은 견해는 역사적 지식이 결여된 것"이라며 '우리는 외교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잃어서는 안된다.외교는 좋은 것이나 우리는 과거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터키의 오토만제국은 전성기인 16세기에 발칸반도로부터 중동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통치하다 점차 축소돼 2차대전 후 종말을 맞았다. 터키는 1923년 공화국이 됐다. (아테네 A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