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철강·조선업계가 연말에도 직원들에게 풍성한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어서 불황에 허덕이는 다른 업종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이들 업체는 검찰의 대선,비자금 수사 대상에도 '열외(列外)'여서 '외풍'을 타지 않은 채 내년도 사업을 준비할 수 있어 표정관리를 할 정도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단체협약에 따라 통상임금의 2백%인 성과급과 정기보너스 2백% 등을 포함,이달 말 생산직 1인당 평균 9백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급할 예정이다. 입사 20년차 이상 생산직의 경우 1천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도 당기순익 2천7백억원을 성과급 2백% 지급의 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이미 지난 9월 말 이를 달성해 직원들이 월급날만 기다리고 있다. 삼성중공업 사원들은 내년 초 생산성장려금(PI)으로 기본급의 1백50%를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10월 거래소상장을 성공시키면서 직원들에게 50%(통상임금 기준)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 STX조선은 이달에도 75%의 성과급을 준비 중이다. 올해 영업이익 3조원으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이익 실현이 확실시되는 포스코 직원들도 연말에 목돈을 만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포스코는 올해 성과급 지급한도를 영업이익의 4.5%에서 5.5%로 상향조정,연간 기준으로 최고 1천6백억원이 넘는 돈이 풀릴 예정이다. 상반기에만 2백50%의 성과급을 지급한 포스코는 하반기에도 2백% 내외의 성과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초임과장의 경우 정기보너스 1백%를 포함,연말에만 8백만원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INI스틸도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됨에 따라 연말 1백%의 성과급이 나올 예정이다. 철강업계는 내년도에도 철강재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강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3년간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올해 42조원의 매출과 6조6천억원의 순익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도 내년 1월 중순 직원들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직원은 올해초 기본급의 5백%를 특별성과급으로 받았고 이익배분제(PS)에 따라 연봉의 10∼50%까지 챙겼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사업부와 휴대폰 등 '효자'사업부 직원들은 올초 못지 않은 수준의 목돈을 챙길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말 임금협상안에 따른 성과급 2백%와 정기보너스 1백% 등을 지급할 계획이어서 직원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도 최근 2∼3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큰 폭의 이익을 기록하면서 연말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물동량 증가와 운임인상에 따른 혜택을 톡톡히 누리며 짭짤한 수익을 올린 만큼 직원들도 사기진작 차원에서 특별보너스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