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3일로 8일째 한나라당 당사에서 단식 중인 최병렬 대표를 위문하고,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도 23일간 단식해봤지만,굶으면 죽는다"며 "최 대표의 뜻은 다 보인거니까 4일 국회에서 특검법 재의 표결을 계기로 (단식을) 푸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 대표가 "국회도 중요하지만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나라 돌아가는 모양이 말이 아니고,주저앉는 형국"이라고 말하자,김 전 대통령은 "내가 재야운동하던 노 대통령을 '픽업',국회의원 시켰는데 나한테도 책임있다"고 대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단식 일주일째가 되니까 숙변이 생겨서 큰 고생했다.너무 아파 엉엉 울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단식 8일째에 접어들면서 최 대표의 건강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날 의료진은 진찰 결과 "최 대표의 혈압이 1백20수준에서 70∼80대로 떨어졌으며,혈당치도 70mg/dℓ로 전날보다 수치가 10이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를 진찰한 서울대 의대 오병희 교수는 "혈당이나 전해질 등이 정상보다 현저히 떨어져 의학적 관점에서 단식을 중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최 대표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최 대표의 건강이 당장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단식을 지속할 경우 정상으로 회복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홍사덕 총무,이재오 총장,안상수 특보단장 등도 단식 중단이나 병원 입원을 권유했지만,최 대표는 완강히 거부했다. 특히 최 대표는 4일 국회 본회의장에 나가 특검법 재의 표결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자들은 표결 직후 최 대표의 병원 입원을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