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동해선 철도를 종단으로 잇고 이 철도를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하는 사업이 북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6자회담과 병행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종단철도(TKR)와 TSR을 연결하는 사업은 북-러간 또는 한-러간 양자협의 방식으로만 진행돼 왔지만 내달 중순 6자회담이 열린 직후 남북한과 러시아등 3자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TSR-TKR 연결 사업은 2001년 8월4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철도 연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 구상 등 광범위한 내용의`모스크바선언'에 서명한 이후 2년여 동안 꾸준히 진행돼 왔다. 러시아 극동철도국(FER)은 이후 두 차례 하산에서 휴전선에 이르는 800㎞의 북한 철도 구간에 대한 조사를 벌인데 이어 10월23일부터 최근까지 한 달 여 동안 100여명의 전문가들을 보내 북-러 접경 하산역에서 북한 라진항(港) 근처 역 까지 56㎞구간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겐나디 베데르니코프 FER 대변인은 1일 앞으로 한 차례 정도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으며 6자회담이 끝난 뒤인 이달말이나내년 초 남북한과 러시아 등 3자가 모여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정과제회의를 주재하면서 남북및 대륙 철도 연결에 대한 추진상황 및 계획 등을 점검했고 이에 앞서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만나 `양국 전문가 협의 시작'에 합한 바 있다. TKR-TSR 연결 사업이 가속도가 붙은 것은 10월말 미국측이 북한에 대한 문서안전보장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러시아가 북한 철도 조사에 착수하고(10.23) 이틀뒤북한 외교부 대변인이 `서면불가침담보' 고려 용의를 표시(10.25)한데 이어 러시아가 북한 철도 복구비로 5억루블을 책정(10.27)하면서부터였다. 그후 중국과 러시아 등이 미국 및 일본과 협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지난달 18일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과 만나 TKR-TSR 연결 사업과 관련한 남-북-러 3국간 철도 공동 연구를 위해 협력하기로의견을 모았고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철도 연결 사업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한 것이다. TKR-TSR 연결은 남북간 경제협력 및 화해 구도 뿐 아니라 한-미 대북 공조상 북-미간 정치군사적 긴장 완화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결국 북 핵 문제 해결과 동시에 추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근 한반도 철도와 대륙철도 연결에 대한 구상이 무르익으면서 조만간남-북-러 3국이 모여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6자회담등을 통한 북-미간 대결구도 해소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