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번호이동성제도의 통합번호인 `010'을광고에 사용한데 이어 최근 직영점과 대리점의 유선전화 번호 끝 세자리를 010으로대거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KTF,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들은 이를 `번호브랜드화의 명확한 증거'라고 비난하면서도 자신들 역시 영업점 유선전화 번호 변경에 나설 태세여서 이동통신 통합번호인 010 마케팅 싸움이 유선전화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까지 서울지역의 직영점과 대리점 200여곳의전화번호 끝자리를 010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금호동의 한 대리점은 2238-XXXX에서 2238-X010으로, 성동구 성수2가에 있는 직영점은 465-XXXX에서 468-X010으로 번호를 변경했다. SK텔레콤 소속으로 등록되지 않고 점주 이름으로 전화번호를 등록한 곳까지 감안하면 010으로 번호를 변경한 SK텔레콤 직영점과 대리점 수는 200여개를 훨씬 웃돌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KT 영업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SK텔레콤 영업점과 대리점 사람들이 찾아와전화번호 변경을 요청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며 "이들에게 물어본 결과 SK텔레콤 본사에서 전화번호를 변경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들은 이에 대해 `공통번호 마저도 브랜드화하려는명확한 증거'라고 지적했으나 자신들도 조만간 영업점 전화번호 변경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스피드 010광고가 브랜드화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이번 사례로 상황이 너무 명확해졌다"며 "정통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에서는 번호이동성의 취지에 어긋나는 선발사업자의 횡포를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KTF도 "한마디로 허를 찔린 느낌"이라며 "정책적으로 영업점에 유선전화 번호변경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SK텔레콤의 움직임을 주시해 마케팅에 참고하겠다"고말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본사에서 번호변경 지시를 내린 적은 없고 일부 지사차원에서 번호변경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