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내년 설비투자 금액을 올해보다 14% 가량 늘려 잡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20% 이상 줄일 예정이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른바 '굴뚝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은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대로 가다간 중소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7일 산업은행이 국내 77개 업종, 2천8백여개 기업을 조사해 발표한 '2004년 국내 기업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들의 내년 설비투자 규모(계획)는 총 51조9천억원으로 올해 46조7천억원보다 11.1%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제조업체중 대기업은 내년 설비투자 금액을 올해 26조2천억원에서 29조9천억원으로 14.4% 늘릴 계획인 반면 중소기업들은 1조6천억원에서 1조3천억원으로 23.5% 감축할 예정이다. 특히 비(非)정보기술(IT)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무려 25.3%를 줄일 계획이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에 따라 상위 4대 투자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제조업 총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6.6%에서 올해 42.2%로 높아진데 이어 내년에도 43.4%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IT산업과 비IT산업 간 편차가 컸다. IT산업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12조9천억원에서 15조원으로 16.4% 늘릴 예정이지만 비IT산업은 14조9천억원에서 16조2천억원으로 증가율이 절반 수준(8.5%)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제조업 총투자중 I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8.2%에서 올 46.6%,내년 48.2% 등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