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부실로 은행실적 악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시중은행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중 3분의 1 이상이 신용카드 부실을 메우는 데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이번 LG카드 유동성 위기 사태와 2조원 신규 지원으로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형편이어서 신용카드 부실문제가 은행권의 올 순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하나 외환 조흥 한미 제일 등 6개 시중은행과 우리 신한 등 2개 금융지주회사가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신용카드와 관련해 적립한 충당금은 모두 3조9천3백8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제조업체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개념인 '충당금 적립 전 이익' 10조1천9백57억원의 38%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우리카드와 외환카드에 각각 8천4백억원과 4백64억원을 증자한 것까지 감안하면 은행들이 신용카드 부실을 메우는데 들인 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자에 쓴 돈 자체는 비용 또는 손실로 볼 수 없지만 이들 카드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분법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별로는 조흥은행이 충당금 적립 전 이익(1조8백36억원)보다 7백억원 많은 1조1천5백36억원을 신용카드 관련 충당금으로 적립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충전이익(2조4천3백70억원)의 47%인 1조1천6백억원을 쌓았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충전이익 3조1천9백18억원의 36%인 1조1천8백4억원, 한미은행은 4천20억원의 37%인 1천5백4억원을 각각 적립했다.
한편 LG카드 유동성 위기 사태와 2조원 신규 지원 결정은 은행들의 신용카드 관련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 은행은 LG카드 채권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통상의 사례를 감안할 때 이제는 '고정'으로 바꿔야 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 경우 은행들은 여신액의 20% 이상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농협 국민 산업 우리 기업 하나 신한 조흥 등 2조원 신규 지원에 참여한 8개 은행의 채권금액은 모두 4조1천3백58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이들 은행은 아무리 적게 쌓아도 8천2백여억원은 적립해야 하며 SK네트웍스 사태 때처럼 50%를 쌓을 경우 2조원 이상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