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후순위채 가격 급락속 대량거래‥경영정상화땐 '대박' 기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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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이 회사 후순위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발행가 1만원짜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24일 채권시장에서 한때 5천3백원까지 밀렸다.
카드사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채(만기 5년6개월)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매입에 나서 이날 5천5백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LG카드가 망하지만 않으면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저금리시대 매력적인 투자대안이 될 수 있지만 원금을 떼일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매수ㆍ매도 손바뀜 치열
LG카드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후순위채에 대한 거래량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기존 채권 보유자와 신규 투자자 사이에 그만큼 손바뀜이 많다는 얘기다.
이날 하루만도 CB의 경우 36억원어치, BW는 18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전 영업일보다 각각 15억원, 7억원 늘었다.
기존 보유자들은 원리금을 떼일 수 있다는 우려로 채권을 팔고 있고, 신규 투자자들은 채권값이 떨어진 지금을 매수 호기로 보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LG카드 CB와 BW는 모두 5천5백원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2천∼2천1백원 떨어졌다.
발행 후 최저가다.
만약 LG카드 CB 1억원어치를 현재가격(5천5백만원)으로 사면 만기에 1억4천9백54만원을 돌려받게 돼 차익이 9천4백54만원에 달한다.
LG카드가 정상화만 된다면수익률 1백72%의 '대박상품'인 셈이다.
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는 "현재 상황으로 보면 기존 채권 보유자는 손절매 대신 그대로 갖고 있는게 낫고, 신규 투자자는 가격 추이를 보면서 여유자금으로 매수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디폴트(부도) 여부가 투자포인트
LG카드 후순위채권은 △만기 보유 수익률이 연 7∼8%대란 점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청약 당시 경쟁률이 5 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LG카드의 주가는 이날 7천원대로 밀렸고 당분간 전환가격(CB 1만7천7백13원, BW 1만4천7백원) 이상 상승을 기대하기도 힘들게 됐다.
다만 만기 보유 수익률이 다른 어떤 금융상품보다 높다는 점이 매력이다.
문제는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언제든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LG카드가 파산하면 투자 원리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다.
디폴트 가능성을 얼마로 보느냐가 투자의 핵심 포인트인 셈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기업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도 개인투자자에 대해선 원리금을 정상 지급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법정관리나 화의절차를 밟을 경우 채권ㆍ채무가 모두 동결되기 때문에 원리금을 떼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카드는 이날 "CB와 BW에 대한 원금을 전액 보전하고 이자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