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전용일(72)씨가 북송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에 살고있는 가족들이 국내 송환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중국 정부에 보내기로 하는 등 필사적인 송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씨의 누나 연옥(78.대구 달서구 진천동)씨와 동생 수일(64.경북 영천시 화산면)씨, 여동생 분일(58.대구 달서구 상인동)씨 등 가족 8명은 22일 중국 정부에 전씨의 송환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외교통상부에 접수시켰다. 가족들은 이 탄원서에서 "전용일은 꽃다운 19세 나이에 조국의 부름을 받고 입대해 목숨을 담보로 한 강원도 제암산 전투에서 국군포로가 됐다"면서 "이 때문에가족들은 유해도 찾지 못한 채 전사처리 통지서 1장만 받고 눈물에 젖은 기나긴 53년 세월을 보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이어 "언론보도 후 형제들은 밤잠을 못 자고 있으며 가족품으로 돌아오기를 두손모아 빌고 있다"면서 "서류상 생년월일이 착오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용일이 분명하기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한을 풀 수 있도록 반드시 가족품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이 탄원서는 외교통상부에서 번역과정을 거쳐 오는 24일쯤 중국정부에 전달될예정이다. 가족들은 또한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 신문고에 올린 호소문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살아 생전에 부모형제를 만나려고 탈출하다 중국경찰에 붙들려 북송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냐"면서 "우리형제 국군포로 전용일을 살려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가족들은 앞으로 정부에 송환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내기 위해 영천시민들로부터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영천시의회도 이날 호소문을 내고 "전용일 부부의 탈북사건을 바라보는 천만 이산가족과 우리 국민들은 정부가 성의있고 적극적인 외교활동으로 이들이 조속 송환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지역출신인 전씨의 무사송환을 촉구했다. 동생 수일씨는 "국방부가 신원조회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 만큼 더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형님이 북한으로 넘겨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8촌동생 승호(50)씨는 "북한은 이인모씨 등 남한의 비전향 장기수를 데려다 영웅 대접을 하고 있는데 우리정부는 살아있는 국군포로를 전사자로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보다 못한 이 정부를 위해 누가 목숨을 바치겠느냐"며 울분을 토하기도했다. 누나 연옥씨는 "죽기전에 동생을 한번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며 "나라를 지키기위해 입대했던 동생이 국군포로로 고생하다 고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북한을 탈출했는데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울먹였다. 한편 탈북자 전씨는 최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부인과 함께 항공편으로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대구.영천=연합뉴스) 문성규.홍창진.한무선 기자 moonsk@yna.co.kr realism@yna.co.kr ms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