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이 휴가중에당내 인사들과 다각도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의장이 당무 복귀와 함께 제시할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 내용에 따라선 소장파와의 갈등이 봉합되거나, 아니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당내에선 아직 김 의장이 간선제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런 관측은 김 의장 스스로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독대 직후 "내 소신은간선제"라고 밝힌 데 이어 휴가중에 "아무도 만나지 않고 푹 쉴 것"이란 측근들의말과 달리 정대철(鄭大哲) 고문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계속한것과도 무관치 않다. 특히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간선제 주장에 대해 "직선, 간선은큰 의미는 없다. 분명한 것은 원내정책정당이 핵심이라는 것"이라며 "선거만 없었다면 이런 정도로까지 사시로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김 의장의 뜻에 일정부분 공감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나선 것도 지도부의 교감설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당의장을 직선으로 선출하되 김 의장이 당 의사결정에 상당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분권형 대표제가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우리당이 대선거구제를 하자는 것처럼 욕심을버리고 대승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총선 체제가 되면 중앙당이 마비될텐데 지역구 관리에 바쁠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대표가 돼 당과 선거를동시에 이끌 수 있겠느냐"면서 "그렇다고 어른이 한다고 하면 욕심낸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김 의장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당 지지율이 10%대에서 미동인 상태에서 당권을 의장과 원내대표, 상임고문단이 사실상 분점하는 `삼두(三頭) 체제'는 당내는 물론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당내 관측이다. 김태랑(金太郞) 상임중앙위원은 "60년대에 김대중, 김영삼 의원이 40대 기수로나섰는데 새천년이 된 마당에 `젊은층은 안된다'는 발상은 개인의 `노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들은 `밀린다'는 게 아니라 `안내한다'는 생각을 갖고 후배들을 도와야 한다"고 중진의 2선퇴진론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