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하루 빨리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노사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1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최고경영자(CEO) 노사관계 세미나'에 참석한 30여명의 경영자들은 유니언숍 제도, 노조의 경영권 간섭 등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제도와 관행의 개선을 요구했다. 노사분규로 직장폐쇄까지 단행했던 A사의 경우 "글로벌 헤드쿼터의 신뢰를 잃었다"며 "노사분규는 회사와 노동자, 더 나아가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B사는 "회사마다 경영환경이 다른데도 공동 교섭을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업종별 단체교섭 방식에 문제점을 제기했고 C사는 "입사하면 자동적으로 노조에 가입하는 유니언숍 제도는 당장 철폐돼야 한다"고 말했다. D사는 "노조의 과도한 경영권 요구는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가 제도적으로 경영권 개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경영진들은 이날 한국적 노사관계의 문제점을 털어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적 노사문화 특성에 맞는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특히 올해 극심한 분규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오웬스코닝은 "분규해결 과정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다"며 "대화를 통해 파업을 푼 뒤 추석이후 생산성 향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E사는 올해 노사 갈등을 겪으면서 외국인 투자 옴부즈맨 등 중재자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경험을 얻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날 세미나는 당초 오후 4시부터 6시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참석자들의 열기가 높아 만찬때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행사에 참석한 노동부와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업계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내년 노사관계법 개정때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세미나에서 `외투기업 노사분규 현황 및 2004년의 과제'를 발표한 법무법인 김&장의 현천욱 변호사는 "올해 노사분규는 고용보장, 비정규직 문제가 주원인이 었다면 내년에는 주5일제 시행을 두고 노사갈등이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총선과 임단협이 겹쳐 올해보다 노조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