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에 공동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개별 제작사가 투자 유치에서부터 기획 홍보 작품제작까지 홀로 감당하던 뮤지컬 제작 관행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내년에 막이 오를 초대형 뮤지컬 '맘마미아'(2004년 1월 예술의전당)와 '미녀와 야수'(8월 LG아트센터).제작비 80억원이 소요되는 '맘마미아'에는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에이콤 예술의전당 MBC CJ엔터테인먼트 등이 공동 투자했다. '미녀와 야수'도 제미로 설앤컴퍼니 LG아트센터가 공동 제작한다. '미녀와 야수'의 경우에는 제작비를 똑같이 부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미로가 자본을 대고 설앤컴퍼니는 제작 노하우를,LG아트센터는 공연장을 각각 제공하는 형태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지난 15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된 뮤지컬 '킹 앤 아이'도 오디뮤지컬컴퍼니와 제미로가 공동 제작했으며 뮤지컬 '풀 몬티'(12월6일~2004년 1월18일·한전아츠풀)에도 루트원엔터테인먼트 ㈜PMC 스타우드가 각각 3억원씩 제작비를 댔다. 이밖에 뮤지컬 '그리스''유린타운''페퍼민트' 등도 공연 제작사들의 합작품이다. 공동제작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오페라의 유령' 이후 뮤지컬 제작이 대형화하면서 제작사들간에 공조가 필요해졌기 때문.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을 경우 회사가 파산하지 않도록 위험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참여사들은 공동 제작에서 장점을 살려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고 타사의 제작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 '맘마미아'는 원래 신시 등 3개사만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MBC와 CJ엔터테인먼트가 뒤늦게 가세했다. 뮤지컬계에서는 공동제작 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뮤지컬 시장이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제작사들이 무리한 투자보다는 안정된 투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 브로드웨이처럼 대형 제작사가 여러 개의 보조 제작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