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성사 단계에 이른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과 2005년 출범 예정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이외에는 모든 FTA 협상을 중단키로 공식 결정했다. 페르난도 카날레스 멕시코 경제장관은 지난 13일 "멕시코의 경제발전 단계를 감안할 때 충분히 많은 FTA를 체결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의 FTA 체결을 통해 북중미 자유무역시장 교두보를 확보하려던 한국 정부의 구상은 물거품이 됐고 범세계적인 FTA 체결 흐름에서도 한국이 제외되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는 중남미 국가들중 한국의 수출이 가장 많은 국가로 2001년 기준 수출액 21억4천만달러, 수입액 2억7천만달러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냈다. 그러나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국가들에 비해서는 평균 10~15%의 관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들어 가격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고건 국무총리가 최근 멕시코를 방문, 비센테 폭스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FTA 체결을 위한 양국 정부 차원의 공동연구에 착수키로 합의한데 이어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폭스 대통령도 최근 볼리비아에서 열린 이베로 아메리카(옛 스페인ㆍ포르투갈 식민국가) 정상회담에서 개별 국가의 사정을 무시한 시장개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현재 32개국과 FTA를 체결했으며 일본과 FTA 체결을 매듭지으면 미국 유럽연합(EU)을 포함, 세계 빅3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