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한국증시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관투자가들의 과거 방만한 펀드 운용 때문이다." 한국 주식을 중점 투자하는 미국 IIA펀드의 헨리 세거만 회장은 14일 이같이 말하면서 개인들이 증시를 떠나기 시작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세거만 회장은 "지난 2000년 '바이 코리아 펀드'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펀드가 개인들의 수많은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개인투자자에게 대박의 환상을 심어줬다"며 "하지만 대부분 펀드는 투자원금을 까먹거나 심지어 '쪽박'을 차는 경우도 많아 주식투자가 마치 도박인양 인식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증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똑똑한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이 최근 증시로 되돌아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들어 전세계적으로 IT분야의 주문이 급증하고 있어 한국과 대만 수출 기업들의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종합주가지수가 내년 말께 500∼1,000의 박스권을 넘어서고 향후 3년 안에 1,40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거만 회장은 외국인의 한국주식 투자와 관련, "한국 시장이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미국 투자자 중에는 한국을 잘 아는 이들이 많고 이들은 한국시장의 위험도를 높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북핵문제나 노사갈등도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란게 그의 설명. 지난 92년부터 한국에만 11년째 투자하고 있는 IIA펀드는 GE애셋, 템플턴 등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으며 6백억원의 자금으로 삼성전자 대덕GDS 등 한국 내 10여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