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가 이라크전 포로 출신인 제시카 린치 전(前) 육군 일병의 반라 사진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내의 강력한 충고 때문이었다고 뉴욕지역 일간지 데일리 뉴스가 12일 보도했다. 플린트는 데일리 뉴스 인터뷰에서 아내인 엘리자베스 배리오스가 "미국 전체가이 일로 당신을 미워할 것"이라면서 린치의 반라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털어 놨다. 플린트는 "이 일로 너무 열을 받았다. 이 사진들을공개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플린트는 린치의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옛날에 존 케네디 전 대통령 부인 재클린케네디 오나시스 여사의 파파라치 사진들로 벌어들였던 것만큼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때로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플린트는 자신의 의도가 린치를 비난하기보다는 이라크전의 영웅을 만들어내려는 정부의 필사적인 시도를 폭로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한편 "평생 성해방을 주장해온 내가 린치의 느슨한 행동을 비난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플린트가 문제의 사진을 입수할 수 있도록 중개해준 데이비드 슈미트는이 사진들이 아마도 인터넷을 통해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일은 시장논리에 따라 전개된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추문에 연루됐던 폴라 존스와 피겨 스케이팅 선수 토냐하딩 등의 누드사진이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에 게재되도록 중개하기도 했던 슈미트는 린치의 반라 사진을 자신에게 넘긴 병사들이 "언젠가는 모습을 드러낼 지 모른다"면서 "그것은 그들의 양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