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이 경쟁력] 한국도 原油 수출국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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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남부 해상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만년 원유 수입 국가에서 수출국가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한국이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1977년부터.
이후 26년동안 2백50여개의 사업에 진출,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베트남 남부 수투덴광구를 비롯해 투자비의 두 배 이상을 회수한 예멘 마리브유전,인도네시아 파시르 유연탄광,호주 마운트솔리 유연탄광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원유 수출의 신호탄은 베트남에서
한국석유공사는 이달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아 붕타우 동쪽 1백45km 해상에 위치한 15-1광구의 '흑사자(수투덴·Su Tu Den)'광구에서 하루 평균 6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공사와 SK㈜는 지난 98년 베트남 국영 석유공사(페트로베트남)측과 석유개발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2000년 4억2천만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을 확인,3년만에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석유공사와 SK㈜는 현재 베트남에 정유시설이 없는 점을 고려해 페트로베트남과의 협의를 거쳐 생산된 원유를 전량 수출할 계획이다.
현재 15-1광구에 대한 지분은 석유공사 14.25%와 SK 9.0% 등 한국측이 23.25%,페트로베트남이 50%,미국 코노코 필립스사가 23.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석유공사와 참여사들은 흑사자 유전으로부터 최대한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내년에도 추가 생산정 및 평가정을 시추할 예정이며 특히 지난 2001년 두번째로 원유가 발견된 '금사자(수투방·Su tu Vang)' 광구에서도 평가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평가 결과 '흑사자'와 '금사자' 두 유전을 합할 경우 매장량은 6억배럴로 '백호(Bach Ho)'유전에 이어 베트남에서 발견된 유전가운데 두번째로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석유공사는 15-1광구 외에도 바리아 붕타우 남부해상 2백80km에 위치한 11-2광구에서 예상매장량 1천8백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오는 2005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엄청난 파급효과
베트남에서 거둔 이번 성공은 국가경제 전반에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안정적인 원유공급선이 확보됐다.
15-1광구의 원유생산으로 사업 참여자인 석유공사와 SK㈜는 유사시에 연간 약 5백만배럴의 원유를 국내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약 11억달러(1조3천억원)로 예상되는 순수익과 국내업체의 플랜트·건설사업 참여 확대로 상당한 규모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다른 석유개발사업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도 마련됐다.
베트남에는 현재 석유공사 외에 8개 민간기업(SK㈜ LG상사 대성산업 대우인터내셔널 삼환기업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서울도시가스)이 진출해 있다.
한국과 베트남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석유개발사업과 관련한 한국의 대(對)베트남 투자가 늘어나고 석유수입을 통해 한·베트남간 무역규모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석유개발 기술력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돼 해외 석유개발사업 참여 기회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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