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장 구속으로 인한 충격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검찰이 30일 유코스 전체 주식의 44%를 압류하자 주가가 다시 폭락하는 등 이번 사태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검찰이 호도르코프스키 사장 소유 주식을 압류한 이날 러시아 RTS 종합주가 지수는 8% 폭락했으며 유코스 주가도 14%나 떨어졌다. 유코스 사태 여파로 러시아 주가 지수는 이번 주 들어 17% 하락했다. 러시아 검찰이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을 횡령과 조세 포탈 등 혐의로 전격 구속한데 이어 유코스 주식을 압류한 것은 경제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당국이 이번사태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검찰 대변인은 유코스 주식 압류는 범죄에 연루된 물품에 대한 압류조치라고 밝히고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사유재산에 대한 몰수나 국유화 조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코스측은 주식 압류 조치는 불법적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코스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자유경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 주식 압류와 같은 불법적인 조치는 곧 개인 아파트에 대한 몰수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이 압류한 주식은 2개 외국 지주회사가 갖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이 주식의 대부분은 호도르코프스키 사장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은 지난 25일 시베리아 출장중 중간 기착지인 노보시비리스크에서 중무장한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에 체포돼 모스크바로 압송된 뒤 횡령과 조세 포탈 등 7개 혐의로 구속됐다. 개인 재산 80억달러 규모로 러시아 최대 갑부인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이 구속된것은 오는 12월 7일 총선을 앞두고 야블로코당과 우파연합(SPS) 등 야당에 정치 자금을 지원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부의 비위를 건드렸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또 러시아가 지난 91년 소련 붕괴 이후 추진해온 국영 기업 민영화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