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유학해 의상학교를 졸업하고 3년전부터 현지에서 '소영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는 박소영씨가 유명 의류업체인 발렌티노 부티크를 상대로 저작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31일 현지 동포신문인 '파리지성'에 따르면, 박씨는 "발렌티노 부티크가 올해 1월 오트 쿠튀르에서 선보인 의상은 내가 지난해 5월 한 여성의 결혼식을 위해 만들었던 기법을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기법으로 만든 박씨의 의상은 올해 1월 24일부터 4일 동안 열렸던 프레타포르테 살롱에서 의류업자와 디자이너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도 발렌티노 부티크는 '2003-2004 가을-겨울 프레타포르테 발렌티노 패션쇼'에서 박씨의 기법을 적용, 10여 벌의 옷을 선보이는 등 두 차례에 걸쳐 박씨의기법을 도용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처음 발렌티노측과 몇 차례에 걸쳐 직접 대화를 시도해보았지만 답변을얻지 못했고,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 항의를 했다. 박씨는 "발렌티노 측으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이 좋다며 변호사가 설명해 주었지만 편지의 원본은 보여주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사실 확인을 하려고 국내 한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을 받은 직후부터 이 변호사와 접촉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발렌티노 측으로부터 받은 서류를 전해주겠다던 변호사는 '더 이상 이 서류를맡지 않겠다'는 편지를 소영씨에게 보내고는 잠적했다. 박씨는 마침내 지난 22일 재불동포와 유학생과 함께 발렌티노 부티크 사옥 앞에서 저작권 침해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렌티노 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얻지 못한 상태이며, 박씨는앞으로도 발렌티노측이 기법을 도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계속해서 항의시위를 할 계획이다. 박씨의 투쟁은 지난주부터 재불동포신문에 소개되면서 동포사회에 알려지자 위로전화와 함께 각 단체들의 항의 집회 참가 신청이 잇따르고 있는 등 사건이 갈수록확대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