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9:12
수정2006.04.04 09:14
햇살 좋은 날.햇살만큼 푸른 주유소에서 파란 옷 차림의 여자 주유원이 인사를 한다.
친구를 배웅하듯 멀어져 가는 고객에게 손을 흔든다.
어쩐지 종일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
송혜교가 나오는 오일뱅크 광고를 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
송혜교는 드라마 '올인'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최정상급 CF모델로 발돋움했다.
스타마케팅 조사에서 송혜교는 '생기있고''친근하고''여성스러운'모델로 꼽혔다.
이런 이미지에 어울리는 광고에 겹치기로 출연한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송혜교는 오일뱅크 광고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송혜교'하면 떠오르는 광고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소비자들은 오일뱅크(80.5%)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그 다음은 아침햇살(75.0%) 에뛰드화장품(71.0%) 맥도날드(68.5%) 웰스정수기(66.5%) 등의 순이었다.
오일뱅크 광고에서 송혜교는 '생기있고 친근하며 여성스럽게'까분다.
송혜교는 첫번째 광고에서 "행복하셔야 해요. 다 잘 될 거예요∼"라고 외친다.
2편에서는 아예 노래를 부른다.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현대오일뱅크는 두 편의 광고를 통해 '진심어린 친절과 환영의 뜻'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했다고 자평한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송혜교는 현대오일뱅크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됐다.
경영권 이전,사명 변경 등 지난 6년간의 대내외적 변화를 겪은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단숨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SK LG칼텍스 에쓰오일 등과 경쟁하는 현대오일뱅크는 지금까지 소비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월 실시한 자체 조사는 충격적이었다.
최초 인지도와 주로 이용하는 주유소에서는 3위,선호도는 4위.그야말로 바닥이었다.
극소수의 소비자들이 현대오일뱅크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의 고리를 찾는 게 시급했다.
현대오일뱅크와 광고대행사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스는 평범함 속에서 희망을 찾기로 했다.
친절하고 진심어린 서비스를 받았을 때 소비자들은 가장 만족한다는 데 주목했다.
송혜교가 주유원으로 나오는 광고를 통해 '진심어린 친절'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현대오일뱅크 마케팅팀 김성철 과장은 "송혜교 광고는 단기 실적개선보다는 '오일뱅크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며 "장기적으로는 회사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