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3일 호주 의회 연설을 통해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동안 의사당 주변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약 5천여명의 시민들은 이날 의사당 주변으로 속속 몰려들어 `부시는 미국으로돌아가라' `전쟁광은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쳐댔으며, `부시는 악마다' `거짓말 일삼는 전쟁괴수' 등의 문구가 쓰인 포스터도 눈에 띄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존 하워드 호주 총리의 가면을 쓴애완견을 데리고 가는 부시 대통령 인형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과 경찰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긴 했지만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최소한 3명을 체포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한 남자는 부시 대통령과 하워드 총리의 오찬장소에 잠입하려다 끌려나오는 등오찬장 주변에서도 최소한 3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시위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미 대사관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로버트 길리랜드 캔버라 경찰서장은 호주 국립 라디오방송에 "경찰이 현장에 배치돼 시위를 통제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의 안전이나 위엄에 문제가 되는 사태가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이날 의회연설 도중 봅 브라운 녹색당 상원 의원 등 반전파의원 2명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항의표시로 고함을 치며 퇴장하는 소동이 있었다. (캔버라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