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협상 결렬을 이유로 129일째 대형 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벌여오던 한진중공업 김주익(40) 노조위원장이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부산지역 노동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그동안 농성을 벌여오던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부산공장내 크레인과 운전실 사이 계단 난간에서 로프로 목을 매 숨진 채 동료 노조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노조원들은 매일 오전 6시30분께 식사를 위해 크레인 기계실앞에 모습을 나타내던 김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크레인으로 올라갔다가 숨진 김 위원장을 발견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과의 임단협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6월11일부터 높이 40m의 대형 크레인에 올라가 지금까지 단신 농성시위를 벌여왔다. 현재 유서도 발견되지 않고 자살동기도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장기 농성에도 불구하고 노사협상에 별 진전이 없는데다 지난 2일 경찰이 자신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사전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자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16일 밤 11시께 노조 대의원과 전화통화에서 `노조원들이 고생하고 있으니 마지막까지 투쟁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전날 자살을 결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자살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한진재벌의 악랄한 노동탄압이 김 위원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강력투쟁을 선언하고 민주노총 소속 모든 노조 간부들에게 비상 연락, 오전중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토록 지시했다. 한진중공업 노조원 100여명도 사건 현장에서 대책을 숙의중이다. 노조측은 `사측의 강경한 노동자 탄압과 경찰의 공권력 투입 압박이 불러온 비극'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부산지역 노동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조정호 기자 sjh@yna.co.kr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