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은 16일 장 클로드 트리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를 EU의 통화 정책을 관장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새 총재로 임명키로만장일치로 승인했다. EU 정상들의 승인에 따라 트리셰 총재는 11월 1일부터 빔 두이젠베르크 현 총재의 뒤를 이어 ECB 총재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단일 후보로 ECB 총재로 추천됐던 트리셰 총재는 앞서 EU 재무장관 회의, 유럽의회로부터 총재 취임을 승인받았다. EU 정상들은 지난 1998년 두이젠베르크 총재를 ECB 초대 총재로 임명하되 임기8년의 절반 가량이 경과한 시점에서 퇴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었다. 두이젠베르크 총재는 이에 따라 2003년 7월 9일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후임자가 선정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리셰가 2000년 금융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차기 총재 선임 전망이 불투명해졌으나 프랑스 법원은 올해 6월 트리셰에 대해 사건과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분석가들은 트리셰가 새 총재로 취임하더라도 ECB의 금융 정책 토대가 바뀔 가능성은 적지만 ECB 수뇌부의 교체가 시장과 경제 분석가들에겐 일종의 문화 충격을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리셰는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로 ECB 이사회에 참여해왔으며 이사 재직 기간인플레 억제라는 ECB 정책 기조에서 한번도 이탈한 적은 없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프랑스 명문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으로, 프랑스 금융계의 대부로 꼽히는 트리셰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선 거의 입을 다무는 등 극도로 신중한 성격이어서 시장과 경제 분석가 입장에선 전임 두이젠베르크 총재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뤼셀 AP=연합뉴스) ycjah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