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전자 브랜드들이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대우 세탁기,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아남 TV,센추리 에어컨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삼성전자나 LG전자 못지 않은 제품력을 자랑했던 브랜드들이다. 이들 브랜드의 점유율 하락은 불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삼성과 LG의 브랜드 파워에 눌린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 끼어 숨쉬기도 힘든 형국이라는 얘기다. 삼성 LG의 편중현상은 전자양판점의 통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올해 들어 9월말까지 삼성 LG의 에어컨 판매비중은 85%에 달했다. 77%였던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포인트 높아졌다. 김치냉장고도 마찬가지.양사의 비중은 지난해 63%에서 올해 72%로 뛰었다. TV도 76%에서 83%로 높아졌다. 중견 업체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는 실탄론.삼성과 LG는 자금력이 막강해 광고 홍보에 거액을 쏟아붓는 반면 중견업체들은 그럴 처지가 못된다. 둘째는 요즘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애프터서비스 등 사후관리면에서 불리하다. 여기에다 전자양판점이나 할인점에 대규모 물량을 보낼 때 깎아줄 수 있는 가격조정 여력에서도 중견 브랜드들이 달린다. 삼성과 LG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가격을 지속적으로 내리는 동안 중견 브랜드들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물론 자유경쟁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부분이 적지 않다. 중견 업체들도 새 기능의 제품을 개발해 꾸준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유통 채널이 부족한 탓에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 홍보하기가 대기업 브랜드에 비해 2배 이상 힘이 든다는 얘기도 들린다.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중견 전자업체의 노력도 눈물겹다. 최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김충훈 사장은 전자랜드21 점장들을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설명하는 판촉행사를 가졌다. 대우 제품을 팔아달라는 호소였다. 중견 전자업체들엔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 송형석 산업부 생활경제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