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와인냉장고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최근 건강 바람을 타고 집 안에 와인을 여러 병 보관해 두고 마시는 애호가들이 늘면서 가정용 와인냉장고 신제품이 잇따라 시장에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최대 백색가전업체 하이얼과 동양매직이 80만∼90만원대 제품으로 대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3백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제품은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본격적인 와인냉장고 시장은 중국 하이얼이 열었다. 하이얼은 지난 8월 말 이마트 수지점에서 와인냉장고 2개 모델과 거실형 홈바 2개 모델을 팔기 시작했다. 1백22∼1백68ℓ 제품으로 판매가격은 79만∼98만원. 하이얼은 테스트 매장인 수지점에서 수요를 확인한 다음 한 달여 만에 백화점 할인점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수지점 분당점 산본점 가양점 등 이마트 10개 점포에 하이얼 와인냉장고가 깔렸다. 이달 말까지는 이마트 18개 점포로 판매처가 늘어난다. 22일부터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주요 점포에도 들어간다. 이밖에 '와인나라' 10개점과 롯데본점에서 제품을 판매중이며 신세계 강남점과 갤러리아 압구정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이달 초 신세계 강남점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주말에만 17대가 팔렸다. 신세계 이종호 바이어는 "와인냉장고 시장이 올해 들어 5∼6배 정도 커졌다"며 "판매 실적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이얼에 이어 동양매직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양매직은 지난달 상·하단 독립냉각 방식을 채택한 95ℓ(32병 보관,98만원)짜리 제품을 내놓고 삼성플라자,롯데 일산점,대백플라자 등에서 팔고 있다. 하이얼에 대응하기 위해 신세계 강남점과 인터넷(www.magicmall.co.kr)에서는 30만원이나 할인해 팔기도 했다. 하이얼과 동양매직 제품이 등장하면서 고가 수입 제품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일렉트로룩스 GE 리페르 등 8개 외국 브랜드가 국내에서 와인냉장고를 팔고 있지만 대부분 3백만원을 넘어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제품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