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투자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는 계절이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과 저금리 체제 지속 등이 배당투자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올 들어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실적이 좋아진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배당 여력도 그만큼 커진 상태다. 고배당 종목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매수세가 유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 유망 종목을 미리 사두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배당투자의 필요성 국내외 경기 위축으로 통화당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사상 처음으로 3%대 수준에 진입할 정도다. 더구나 경기 회복세가 확인될 때까지는 금리를 올리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 금리가 3%선으로 떨어져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손해다. 부동산은 환금성에 제약이 많고 목돈이 필요하다. 배당투자의 효과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증권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12월 결산 상장기업 2백39개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연도말 주가:5.00%)과 주가등락률(5.20%)을 합친 배당투자 수익률은 연 평균 10.20%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금리는 연평균 5.91%에 그쳤다. 최근에는 국고채 금리도 연4%대로 떨어진 상태다. 비교적 배당에 인색한 정보기술(IT) 기업이 모여 있는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최근 3년간 평균 시가배당률과 작년 시가배당률이 모두 5% 이상인 30개 기업의 작년 4분기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시장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작년 10월1일 종가로 주식을 매수, 배당락일(12월27일) 종가에 매도했다고 가정할 경우 3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8.8%(주가상승률 1.8%+평균 시가배당률 7.0%)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2.6% 하락한 것에 비하면 11.4%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올렸다. 나아지는 배당투자 여건 올해부터 시가배당률 공시가 의무화됐다. 과거 액면배당률만 공시할 때와 비교할 때 투자자들은 그만큼 배당투자에 따른 실익을 한눈에 따져볼 수 있게 됐다.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적 개선과 현금 위주 경영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여력도 커졌다. 실제 상장ㆍ등록 기업의 배당금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거래소 상장기업중 배당을 실시한 기업과 배당총액은 △2000년 3백12개, 3조9천33억원 △2001년 3백6개, 3조8천4백77억원 △2002년 3백50개, 5조8천8백46억원 등이었다. 작년 배당총액은 사상 최대치였다. 코스닥 등록 기업도 최근 3년간 배당총액이 3천4백83억원, 4천8백54억원, 4천8백79억원 등으로 늘었다. 배당투자 유망종목 대신증권은 작년 말 배당금과 지난 13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동부건설중앙건설의 배당수익률이 10%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덕양산업 포항강판 S-Oil 대한가스 대한전선 등도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부산도시가스 S-Oil 화인케미칼 인지컨트롤스 INI스틸 LG상사 한진중공업 대원강업 LG건설 한국포리올 등을 배당투자 유망종목으로 선정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3년간의 배당률과 올 상반기 실적, 지난 10일 종가 등을 근거로 화천기공 태평양물산 대한전선 한일건설 대동공업 화천기계 한국쉘석유 서울도시가스 대한도시가스 남해화학 등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7.8%를 웃돌 것으로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