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신영증권은 국순당의 올해 매출액이 1천3백89억원,순이익은 3백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작년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이는 올해 주류시장이 20∼30대 실업률 상승과 고용불안 증대로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은 것과는 대비되는 성장세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위스키 출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8.9%나 급감했다. 맥주 출하량도 1.5% 줄었다. 가격이 싼 소주 출하량만 4.8% 증가했을 뿐이다. 국순당이 주류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전통약주 바람을 일으킨 히트 상품 '백세주'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백세주 판매는 작년 3분기 이후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회사측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부드러운 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며 "백세주의 매출 성장은 향후 2년간 연평균 20.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초 새로 시판된 '삼겹살에 메밀 한잔'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국순당이 지금까지 백세주 단일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다. 신영증권은 신제품 시판이 △백세주 단일품목의 취약점 보완 △백세주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저렴함으로 인해 국순당 제품에 대한 가격저항 완화 △소주시장 잠식을 통한 저도주 시장 확대 등 '틈새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제품 매출 비중이 내년에 5.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신영증권은 내다봤다. 그러나 국순당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순당의 지금까지의 성장세는 전체 주류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기타 주류' 부문내의 약진이었을 뿐 주류시장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류시장은 맥주 소주 위스키 등 3대 주종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국순당이 맥주를 제외한 모든 주종을 생산할 수 있는 '해태앤컴퍼니'를 인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홍성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새로운 타입의 술이 맥주 소주 위스키 등 3대 주종 위주의 주류시장을 무너뜨린 적이 없다"며 "국순당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전통약주 역시 마찬가지 운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