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형우량주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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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서 거침없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0월들어서만 8일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9월말부터 열흘째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올들어 한국증시에 사들인 주식은 9조원어치가 넘는다.
기관과 개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들이 국내 우량주식을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격적인 매수세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올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등 증시에 산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 이후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증시에서 외국인은 2천3백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를 21포인트나 끌어올렸고 그 이후에도 매수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전세계적인 경기회복과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쪽으로 옮겨오면서 시장의 악재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14일 "저금리와 미국의 경기회복세,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으로 증시 유동성은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아시아지역에 유입된 주식형 뮤추얼펀드 자금은 최근들어 주간 단위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투자 전문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에 4천억원이 들어오는 등 한국관련 국제 펀드에 1조2천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 있는 한 외국계 증권사 아시아 담당자는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요즘 홍콩 투자자들이 한국 정치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시작단계
메릴린치 이 전무는 "외국인 매수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대만 일본 등 다른 지역에 비하면 한국시장의 외국인 매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만큼 앞으로 그 차이를 메우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외국인의 엄청난 매수로 조만간 국내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사기 힘든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매물부족에 따른 주가 급등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윤용철 상무는 "국내투자자들은 궁금해하지만 사실 최근까지의 국내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아시아 다른 지역에 미치지 못해왔다"며 "4분기 국내 및 국제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지면 외국인 매수세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