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와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불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덕훈 우리은행장에게 '엄중주의'조치를 내리고 최병길 김영석 부행장을 중징계토록 은행에 요구키로 했다. 우리금융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이 같은 방침을 보고 했으며 이번 주중 다시 이사회를 열어 징계수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 부행장에 대한 징계는 정직(停職)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이번 조치는 우리카드의 증자를 둘러싼 이견이 직접적 발단이 됐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지주사측의 우리카드 증자방침에 반발하며 "우리카드를 은행에 합병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우리금융은 자회사들과 맺은 MOU(양해각서)상 '지주사의 경영전략과 정책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임직원의 문책 요구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경영진의 뿌리깊은 불신도 이번 사태의 주된 요인으로 거론된다. 우리금융 경영진은 출범때부터 우리은행으로 하여금 지주회사의 결정에 '복종'토록 요구해 왔으나 우리은행은 국내 2위 은행이란 위상을 들어 독자적 목소리를 내려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문책요구에 대해 "금융감독원도 우리카드와 우리은행의 합병을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문책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