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는 6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고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의 검찰수사와 현대 및 SK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여부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송 교수 처리문제와 관련,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송씨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강도높게 주장한 반면 통합신당측은 "구시대적인 색깔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맞서 대조를 이뤘다. 특히 SK비자금 중 일부가 김대중 정부 시절 고위관료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송 교수 처리 논란=구속수사 여부,노무현 대통령과 강금실 장관의 관련 발언,정부와의 사전 기획설 등이 집중 거론됐다. 한나라당 함석재 의원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송 교수는 해방 이후 드러난 최고위급 거물 간첩임이 분명하다"며 "검찰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송 교수에 비하면 송사리에 불과한 한총련 학생들도 구속 수사하는 마당에 송 교수를 출퇴근 수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은 "이번 사건을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일부 진보세력들의 왜곡된 이념적 좌표를 수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순형,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은 "노 대통령이 검찰에 대해 '원숙한 처리'를 당부하거나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송 교수 처벌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은 "송 교수 입국 직전 국정원 제2차장이 베를린에 체류한 점과 법무부가 해외민주인사 입국을 허용해 사전 분위기를 조성한 것,KBS가 송 교수를 미화한 프로그램을 방송한 것 등 정부 관계기관이 사전 기획에 따라 송 교수 입국을 위해 미리 협의한 듯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신당 천정배 의원은 "송 교수를 구속 수사하라는 주장은 검찰에 대한 노골적 개입"이라며 "검찰은 정치권이나 여론의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수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통합신당에 참여한 민주당 조배숙 의원(전국구)도 "한나라당측이 송 교수 사건을 빌미로 매카시즘적인 발상과 시대착오적인 정치공세를 펼치는 것은 유감"이라고 가세했다. ◆비자금 수수 의혹 제기=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SK가 정치권에 전달한 비자금 중 수십억원이 김대중 정부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모 인사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송광수 검찰총장은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며 즉답을 피했다. 함 의원은 "모 인사의 영문 이니셜을 곧 공개하겠다"고 말해 비자금 수수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검찰이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김옥두 의원을 소환 조사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따지고 "비자금 사용처 등 남아있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수사를 특검에 넘기라"고 다그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