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 카드주 등 '금융주 트로이카'가 주식투자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올해 적자경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는 증시가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데다 최근 수수료 출혈경쟁양상마저 띠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카드사도 연체율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도 실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경기침체에다 금융 외환시장 전체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타나는 증시의 반응이다. 국민은행 등 은행권은 SK글로벌 사태,카드사 부실,신용불량자 양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적자 결산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국민카드 흡수합병으로 5천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할 처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만 좋다면 국민은행은 매달 2천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그만큼 흑자경영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목표인 6천5백억원 순익 달성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충당금 적립전 이익이 목표치를 밑돌 뿐 아니라 앞으로 추가 충당금 적립요인이 늘고 있어서다.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조흥은행은 상반기에만 4천1백93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개선 조짐이 보이질 않고 있다. 증권업계는 은행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어든데다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원증권의 온라인 수수료 인하 조치로 위기의식을 느낀 다른 증권사들이 연쇄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UBS증권은 1일 증권사간 수수료 경쟁 촉발 우려로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의견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이하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현금대출 비중도 50%를 웃도는 곳이 대부분이다.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로 한숨은 돌리게 됐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금서비스를 늘리는 것은 곧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