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재용씨에 대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고발사건과 관련, 에버랜드 직원과 CB 발행 당시 삼성 구조조정본부에 근무했던 간부를 최근 소환 조사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지난 96~97년 에버랜드 CB 저가발행을 통한 증여행위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구조본 핵심 임원 K씨 등을 소환할 방침이며 이재용씨와 피고발인인 이건희 삼성 회장까지 소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고발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당시 저가발행에 관여했던 직원을 불러 조사했다"며 "피조사자는 현재 삼성에 근무하고 있지 않은 실무급"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관련자료를 검토한 결과 CB 저가 발행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로 처벌하는게 가능하다고 잠정 결론짓고 사법처리 범위와 시기를 조율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배임액이 5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 공소시효를 내년 이후로 연장할 수도 있지만 검찰에서 특정한 배임 액수를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아예 공소가 기각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연내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0년 6월 법대교수 43명이 이건희 회장 등을 업무상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한편 삼성은 에버랜드 CB 발행과 관련, 그룹 관계자가 소환조사를 받은 적이 없으며 CB 발행도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