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채권 부동산 등 여러 재테크 '종목' 가운데 탤런트 정선경씨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부동산인 듯했다. 취재 약속이 있었던 지난 22일 약속장소였던 신한은행 강남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에 무려 30분이나 일찍 도착한데 이어 1시간여 동안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왕성한 학습 의욕을 과시했다. 정선경씨는 '9ㆍ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불안정해진 투자환경 속에서 부동산 투자를 계속해도 좋을지 우려를 표시하며 질문을 시작했다. △ 정선경 =9ㆍ5 대책 이후 신문지상에서 "강남시장이 급랭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많이 보게 됩니다. 팀장님께서는 지금 시장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 고 팀장 =강남 재건축시장의 경우 9ㆍ5 대책 이전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뛰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개포 저층 단지들을 예로 들면 평형에 따라 9ㆍ5 대책 이전 대비 4천만원 안팎 매매가가 하락한 상황이지요. 하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을 눌러 놓으니 목동이나 분당 신도시 등의 집값이 뛰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이 보이기도 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역시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 정선경 =그렇다면 올 가을에 집을 사야 하는 걸까요. 일본과 같은 폭락사태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해서 수요자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는게 사실이잖아요. △ 고 팀장 =먼저 사람에 따라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저와 의견이 다른 사람의 조언도 충분히 참고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경우 아직 집이 없으신 분이라면 적당한 범위의 대출을 끼고서라도 집을 한 채 장만해 놓는게 좋다는 조언을 합니다. 강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주택시장이 안정돼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겨울 이사철이 찾아 오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집값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때문에 성수기인 12월이 오기 전에 내집 마련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정선경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갖는게 좋을까요. △ 고 팀장 =여윳돈의 규모에 따라 투자 대상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제 경우 1억원 정도의 소액(?)을 굴릴 계획인 투자자에게는 신혼부부 등이 많이 찾아 높은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3억∼5억원 규모를 쓸 예정인 투자자에게는 9ㆍ5 대책의 영향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토지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10억원 이상 1급 PB 고객들에게는 강남권 상가건물이 1순위 투자 대상입니다. △ 정선경 =우리나라가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 고 팀장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투자 열풍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80년대 후반 이후 지역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거품이 빠진 일본식 시장 흐름은 오히려 예외적인 케이스에 속하죠.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같은 붕괴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선경씨는 공식적인 인터뷰가 끝난 이후에도 30분 이상을 할애해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 등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종목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그녀의 쉴새없는 질문에 고전하던 고준석 팀장이 인터뷰 말미에 던진 한 마디는 "선경씨를 우리 은행에 부동산 강사로 한번 모셔야겠네요"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